愛がなんだ

@realatetracks


2017년 8월 30일 오전 2:24

여름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 알았으면 조금만 더 사랑할걸.


2018년 8월 31일 오후 10:54

여름이 또 갔다. 사랑하기 좋지 않은 계절.


2019년 8월 30일 오전 1:13

살기 싫을 땐 사랑하기로. 살고 싶을 땐 사랑하기로. 죽고 싶을 땐 사랑하기로. 죽기 싫을 땐 사랑하기로.


2020년 8월 30일 오전 3:02

사람은 싫고, 사랑은 어렵고, 여름은 너무 짧고.


2021년 8월 31일 오전 3:14

사랑이 밥도 먹여 주고, 잠도 재워 줬으면.


2022년 5월 11일 오전 2:24

여름밤마다 나는 잊지 않고 사랑을 생각하거나 고민하거나 후회한다. 대체로 후회할 때가 많은데 여름은 열두 달 중에 겨우 두세 달이라서 아홉 달 정도를 지나고 나면 까먹고 매년 여름마다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고 후회한다. 그렇다고 나머지 계절에 사랑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지난여름의 사랑은 까먹는다. 그게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인지 내 기억력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는 없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내가 사랑을 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골몰하지 않고, 자주 확신하고, 종종 오류를 범하니까. 나는 사랑을 생각하는 게 좋으니까. 사랑을 알았다면 그 여름밤에 우리가 술을 마셨든 담배를 태웠든 고백을 했든 마음을 삭였든 사랑이다 혹은 아니다로 결론 내리고 말았을 거니까.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답이 정해져 있지도 않아서 자꾸 사랑이 뭘까, 질문하게 만들고, 나는 자꾸 이 영화를 떠올린다.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고민들에 잠을 미루게 되더라도 내가 사랑을 몰라서 다행이다.


줏대 없는 나는 결말을 바꿔 들고 집에 와서도 펼쳐 보지 않았다. 내가 읽지 않으면 영과 미지가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나는 미지도 아니고 영도 아닌데 왜 그런 믿음을 가지고 싶었을까. 어쩌면 나는 사흘 동안 미지이기도 하고, 영이기도 했으니까. 영도 미지도 아닌 나는 고백해서 이도 저도 아닌 사이가 되는 것보다는 적당한 사이가 유지되기를 바랐으니까. 그렇지만 결말을 모르고 후기를 적을 수는 없어서 읽었고, 담배를 태웠다. 술은 아까 마셨다.


_____________는 이유로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사랑에 빠지지 말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다. 그리고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너무 많다. 그렇지만 사랑이 마음대로 되면 사랑이 아니고, 우리는 또다시 기이한 이유로 사랑에 빠지고 말 것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에 더 빠지는 것밖에 없다. 사랑에서 빠져나오는 건 나중 일이다.


지금 여기에 사랑이 너무 많아서 사랑이 뭔지 더 모르겠고 나는 앞으로도 사랑을 모르고 싶다. 모르는 채로 계속 사랑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후회하고 싶다. 그리고 여름밤마다 질문하고 싶다. 사랑이 뭘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나면 그 후에 우리는 대체.